복소평면에 대한 생각
수직축을 허수로 둔 아이디어, 그리고 회전과 지수함수
가끔은 이런저런 계산을 하다가 “x축은 실수로, y축은 허수라고 부르는 게 왜 이렇게 편하지?”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처음엔 그저 “$\sqrt{-1}$라니, 말도 안 되는 걸 정의한 거 아닌가?” 싶었는데, 이걸 2차원 평면과 연결해보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회전과 $i$ 곱하기
실수축에 수직한 축을 허수축이라 부르고, 그 축을 기준으로 $i$를 정의하면,
- “$i$를 곱한다 = 90도 회전”
이라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평면에서 x축 위의 벡터를 $i$ 곱해서 y축 방향으로 보내는 일,
이게 회전과 맞아떨어진다는 점이 어째 자연스럽다.
그러면 왜 지수함수가 등장할까?
회전이라는 건, 단지 90도만 고정된 게 아니다. $\theta$만큼 돌리는 일도 있을 텐데,
그걸 “$\theta$만큼”이라 말하기보다 “$e^{i\theta}$를 곱한다”라고 쓰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theta$가 변화하는 걸 따라가다 보면,
$$
\cos \theta + i \sin \theta
$$
가 적분과 미분 속에서 서로 바뀌고 도는 구조를 나타낸다.
그때 “지수함수 형태”가 개입하면, 적분이든 미분이든 한 번에 정리되는 게 편리해진다.
그래서 자연스레
$$
\text{회전} \leftrightarrow \text{복소 지수함수}
$$
그림이 만들어진다.
이게 과연 자연에 원래 있었던 걸까, 아니면 인위적인 설정일까, 고민이 생기기도 한다.
수학은 발견인가, 발명인가
복소수 얘기를 하다 보면, 수직축을 허수축이라 부른다는 게 사람 손에서 비롯된 게 맞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해봤더니 우주가 그걸로 설명되는 부분이 많다.
양자역학이나 전자기학에선 복소수를 빼놓으면 이야기가 곤란해지고,
주기적 현상(파동, 진동)을 다룰 때도
$$
e^{i\theta}
$$
를 통해 쉽게 풀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 임의로 잡은 규칙인데 어떻게 물리가 딱 들어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수학 자체가 논리적 추상화에 기반을 두고 있고,
자연도 대칭과 주기성 같은 패턴이 많으니,
어찌 보면 둘이 잘 맞물리는 게 당연할 수도 있다.
왜 자연스럽다고 보는가
- 2차원 회전을 곱셈으로 처리하는 게 편리하다.
- 지수함수와 삼각함수의 미분 구조가 겹친다.
- 물리나 공학에서 파동, 진동, 회전 등을 표현하기에 이만큼 효율적인 수단이 없었다.
이 모든 건, 결과적으로 “수직축을 허수로 둔 설정이 회전 개념을 간단히 담아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간이 그걸 잡아놓고 해봤더니, 의외로 자연 쪽에서도 맞아떨어지는 현상이 많아서,
이제는 그게 거의 당연한 언어처럼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수학이 자연을 전부 대변한다고 말하기엔 조심스럽다.
다만, 복소수와 회전, 지수함수 사이의 연결고리는
여러 분야에서 꽤나 유용하게 쓰이고 있고,
의심할 여지도 없이 “가장 합리적인 표현 방법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결국, 허수축을 설정하고 $i$를 곱해 회전을 나타낸 뒤,
거기에 지수함수라는 ‘연산의 편리함’을 결합해 쓰는 건,
한 번 잡은 프레임이 의외로 자연계에 잘 호환됐기 때문인 듯하다.
나중에 다른 개념이 등장해 이걸 뛰어넘는 시점이 온다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으로선 회전을 다루는 데 이만큼 깔끔한 방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