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경우의 수를 배울 때 네 가지 방식을 접한다.
순열, 조합, 중복순열, 중복조합.

겉으로 보면 네 가지 방식이 전혀 달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두 같은 길을 걷는다.

곱하고 나누는 일.
이 두 가지만으로 세상의 모든 경우의 수는 계산된다.


1. 순열 – 구별을 만들고 그대로 둔다

순열은 가장 단순하다.
5명을 일렬로 세우면
5 × 4 × 3 × 2 × 1 = 5!.
이게 전부다.

곱셈만 있다.
나눗셈은 없다.

왜냐.
우리가 만든 순서는 모두 구별되기 때문이다.

A-B-C-D-E와
B-A-C-D-E는
다른 줄이다.

따라서 구별할 것도 없고 묶을 것도 없다.
곱하고 그대로 둔다.


2. 조합 – 구별을 만들고 일부를 묶는다

조합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간다.

예를 들어 5명 중 2명을 고른다고 하자.
처음에는 순열처럼 곱셈을 한다.

5 × 4 = 5P2.

하지만 곧 문제에 부딪힌다.
A-B와 B-A를 따로 세고 있는 것이다.

뽑힌 둘의 순서는 의미가 없다.

그래서 이 의미 없는 구별을 제거한다.
2명 뽑은 경우는 2! = 2가지.
따라서 나눈다.

5P2 ÷ 2! = 5C2.

곱하고 나눈다.
구별을 만들고 불필요한 구별을 묶는다.


3. 중복순열 – 줄어들지 않는 선택을 반복한다

중복순열은 더 단순하다.
0부터 9까지 숫자로 4자리 비밀번호를 만든다고 하자.

각 자리마다 10개의 선택지가 있다.
그리고 선택할 때마다 가능한 선택지가 줄어들지 않는다.

그러니까
10 × 10 × 10 × 10 = 10⁴.

순열보다도 계산이 쉽다.

여기도 나눗셈은 없다.
왜냐.
순서를 모두 구별하기 때문이다.

곱하고 끝낸다.


4. 중복조합 – 줄어들지 않는 선택에서 순서를 무시한다

중복조합은 여기서 복잡해진다.

5종류 과자 중 3개를 고른다고 하자.
같은 종류를 여러 번 골라도 된다.

처음에는 중복순열처럼 생각한다.
각 번마다 5개 선택지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똑같은 과자 2개, 다른 과자 1개를 고르더라도
선택 순서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곱한 결과를 그대로 쓸 수 없다.

별 3개와 막대 4개를 일렬로 배열한다고 바꾸면
총 7개 자리 중 별 3개를 고르는 문제가 된다.

7C3 = 35.

중복조합의 공식은 (n + r - 1)Cr.

줄어들지 않는 대상들에서
고른 결과들의 순서를 무시하고 세는 방식이다.


(※) 합의 법칙은?

물론 경우의 수에는 합의 법칙도 있다.

서로 다른 선택지를 가진 경우에는
경우의 수를 더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곱하고 나눈다'는 구조는
하나의 경우의 수 덩어리 안에서
구별을 만들고 통합하는 과정을 뜻한다.

더하는 것은
서로 완전히 다른 선택지를 단순히 합치는 것이고,
곱하고 나누는 것은
한 선택 안에서 구별과 무시를 다루는 것이다.

우리는 조합 공식을 외우고 쓴다

nCr = n! ÷ (r! × (n - r)!)

하지만 이 공식이 진짜로 말하는 것은 따로 있다
이것은 단순한 계산 방법이 아니라
곱셈으로 만든 질서를 나눗셈으로 정제하는 사고의 구조이다

왜 덧셈이나 다른 수식이 아니라 곱하고 나누는 구조여야 하는가
그 이유를 차근차근 따져보자


  1. 조합은 '몇 개 고른다'가 아니라 '구별을 제거하는 것'이다

"10명 중 3명을 뽑는다"라는 문제를 생각해보자
보통은 10C3을 바로 떠올린다

하지만 이 과정은 단순히 3명을 고르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10명을 순서 있게 3명 뽑고
그 안의 순서를 제거하는 과정이다

즉 먼저

10 × 9 × 8 = 10P3

순열을 만든다

그 다음 뽑힌 3명의 서로 다른 순서를 제거한다
서로 다른 3명의 순서는 3! = 6가지이므로

10P3 ÷ 3! = 10C3

결국 조합은
순서를 만들고
그 순서를 없애는 두 단계를 반드시 거친다


  1. 수학은 순서를 통해서만 세상을 구별할 수 있다

다시 "10명 중 3명을 뽑는다"는 문제를 보자
A-B-C와 C-B-A는 같은 조로 보지만
경우의 수를 세기 위해서는 처음에는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

'경우의 수'란 구별 가능한 상태의 수를 세는 것이다

A-B-C와 C-B-A를 처음부터 같은 것으로 보면
경우를 셀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모든 구별 가능한 상태를 만든다
그 후 실제로 같다고 보는 것들끼리 하나로 묶는다

묶는 과정이 바로 나눗셈이다


  1. 조합은 '몫집합'을 센다 – 동치 관계를 세우고 그 클래스를 센다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조합은 몫집합을 세는 과정이다

먼저 순열로 전체 경우의 수를 만든다

nPr = n! ÷ (n - r)!

그리고 동치관계를 설정한다
"뽑힌 r명의 순서는 의미 없다"는 조건을 세운다

따라서 서로 다른 r명의 순서에 해당하는 r!개의 경우를 모두 하나로 묶는다

몫집합을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전체 경우 수 ÷ 동치 클래스의 크기 = 조합

nCr = n! ÷ (r! × (n - r)!)

여기서 r!은 한 클래스 안에 몇 개의 순열이 들어 있는지를 나타낸다


  1. 왜 나눗셈인가 – 나눗셈은 '동일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수학에서 나눗셈은 단순한 연산이 아니다
나눗셈은 항상 "여러 개를 하나로 묶는" 행위이다

예를 들어

똑같은 물건 12개를 3개씩 나누면 12 ÷ 3 = 4
같은 값을 여섯 번 더한 후 평균을 내면 (a + a + a + a + a + a) ÷ 6 = a

조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이 세 명은 순서가 달라도 같다"는 판단을 한다
그리고 그 판단에 따라 r!개의 서로 다른 순서를 하나의 덩어리로 묶는다

조합은

곱셈으로 만든 '구별된 상태'를
나눗셈으로 '의미 없는 덩어리'로 바꾸는 과정이다

이 사고가 조합 전반에 깔려 있다


  1. 그 외의 조합 공식도 결국 같은 구조이다

예를 들어
6명을 2명씩 3개의 조로 나누는 문제를 생각하자
조 이름이 없다고 가정한다

곱셈으로 순서 있게 나누면

6C2 × 4C2 × 2C2

이 결과는 조들의 순서까지 구별한 경우의 수이다

조 이름이 없으므로 조들의 순서를 제거해야 한다
따라서 3!으로 나눈다

최종적으로는

6! ÷ (2! × 2! × 2! × 3!)이 된다

여기서도 곱하고 나눈다
곱셈은 모든 구별을 만들고
나눗셈은 그 중에서 의미 없는 구별을 제거한다


결론 – 조합은 곱셈이 아니라 '곱셈 다음의 판단'이다

조합을 "곱하고 나눈다"고만 기억하는 것은 표면적인 계산에 머무는 것이다

조합이란

먼저 순서를 만든다
그 순서가 실제로 의미가 없는 경우라면
그때 나눗셈을 통해 구별을 제거한다

덧셈이나 다른 연산은 이 과정을 표현할 수 없다

오직 곱셈과 나눗셈만이

  • 구별을 만들고
  • 의미 없는 구별을 없애는
    이 사고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

그래서 조합은 곱셈과 나눗셈으로만 완성된다

경우의 수를 셀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곱셈을 사용한다
6명 중 2명을 고르고 남은 사람 중에서 다시 2명을 고르고 이런 과정을 따른다
겉으로 보기에는 계산이 정확하고 절차가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곱한 결과가 언제나 문제의 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곱셈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순서'를 만들어낸다
이 순서가 문제 상황에서 실제로 의미가 있다면 그대로 두면 되지만
만약 의미가 없다면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조합에서 나눗셈이 등장하는 이유는 단순한 공식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곱셈으로 만들어낸 불필요한 순서를 지워주기 위함이다
곱셈이 만들어낸 가짜 질서를 나눗셈으로 정제하는 것이다

이제 다양한 예시를 통해 곱셈과 나눗셈이 왜 등장하는지 그 근본을 하나씩 살펴보자


  1. 조편성 문제 – 조의 순서가 왜 생기고 왜 제거해야 하는가

문제
남학생 6명을 2명씩 3개의 조로 나눈다 조 이름은 없다

먼저 자연스럽게 곱셈으로 계산해 본다

첫 번째 조를 6명 중 2명 고르는 방법은 6C2이다
두 번째 조는 남은 4명 중 2명을 고르는 방법이므로 4C2이다
마지막 두 명은 자동으로 남는다

따라서 경우의 수는 6C2 × 4C2 × 2C2 = 15 × 6 × 1 = 90이다

그런데 이 90이라는 수는 '조의 순서'를 구별한 결과이다
즉 첫 번째 조 두 번째 조 세 번째 조를 서로 다르게 본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조 이름이 없고 조끼리의 순서를 구분하지 않는다
따라서 동일한 세 조의 자리 바꿈인 3! = 6으로 나누어야 한다

6C2 × 4C2 × 2C2 ÷ 3! = 15

곱셈은 조마다 순서를 부여했고
나눗셈은 그 불필요한 구별을 없앴다


  1. 카드 손패 – 순서가 없는 선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문제
52장의 카드 중에서 5장을 뽑아 손패를 만든다 순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곱셈으로 풀어보면
52 × 51 × 50 × 49 × 48 = 311,875,200

하지만 이 계산은 5장의 카드를 순서까지 구별한 경우를 모두 세었다
A-K-Q-J-10과 10-J-Q-K-A는 같은 손패지만 여기서는 다르게 세어버린 것이다

따라서 중복된 순서를 제거하기 위해 5! = 120으로 나눈다

52 × 51 × 50 × 49 × 48 ÷ 5! = 52C5

조합은 '순서 없는 선택'을 다루기 위해 곱셈 결과에 나눗셈을 적용한 것이다
순서를 만든 것은 곱셈이었고 그것을 정리한 것이 나눗셈이었다


  1. 원탁 문제 – 회전이란 대칭을 어떻게 제거하는가

문제
8명을 원탁에 둘러 앉힌다 의자는 고정되지 않는다

일렬로 세운다면 경우의 수는 8!이다
하지만 원탁에서는 A-B-C-D와 D-A-B-C를 같은 배열로 본다

회전이 자유로운 구조에서는 맨 앞에 오는 사람을 고정해야 중복 없이 셀 수 있다

따라서 8! ÷ 8 = 7!

회전으로 생기는 중복을 없앤 결과이다
여기서도 곱셈은 모든 순서를 구별했고
나눗셈은 실제 의미 없는 구별을 제거했다


  1. 중복 문자 배열 – 같은 것이 섞여 있으면 왜 나눠야 하나

문제
MISSISSIPPI의 철자를 재배열한다

총 문자는 11개이고 모두 다르다고 가정하면 11!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S가 4개 I가 4개 P가 2개 M이 1개이다

같은 문자는 서로 바꿔도 결과가 같으므로 중복을 제거해야 한다

따라서

11! ÷ (4! × 4! × 2!) = 34,650

곱셈은 모든 문자를 구별했고
나눗셈은 같은 문자끼리의 바꿈을 하나로 묶었다


  1. 정수 분배 (Stars and Bars) – 눈에 보이지 않는 순서를 나눗셈으로 제거

문제
x + y + z = 7을 만족하는 음이 아닌 정수해의 개수를 구한다

이 문제는 별 7개와 막대 2개를 일렬로 배열하는 문제로 변환할 수 있다
총 9개의 자리 중에서 막대 2개를 어디에 넣을지를 결정하면 된다

곱셈으로 생각하면 별과 막대를 구별해 9!로 배열할 수 있다
하지만 별끼리 막대끼리는 구별하지 않는다

따라서 9! ÷ (7! × 2!) = 9C2 = 36

곱셈은 별과 막대를 각각 독립된 대상으로 구별했지만
나눗셈은 서로 같은 것을 하나로 묶었다


핵심 정리

우리가 곱셈을 하면

  • 대상을 구별하고
  • 순서를 부여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의 조건이 그 순서를 요구하지 않으면
곱셈이 만들어낸 가짜 구별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곱셈은 구별을 만들고
나눗셈은 무의미한 구별을 없앤다

조합 공식의 구조는 이 원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n! ÷ (r! × (n - r)!)

n!은 전체 순열을 의미한다
r!은 선택된 r명의 순서를 제거하는 것이다
(n - r)!은 선택되지 않은 나머지의 순서를 제거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조합 공식은 곱셈으로 발생한 불필요한 순서를 모두 정리하는 과정이다


수학은 언제나 구별과 동일시 사이의 균형을 고민한다

곱셈은 차이를 만들고
나눗셈은 필요 없는 차이를 없앤다

경우의 수 문제를 볼 때마다
"지금 만든 순서가 진짜 필요한가"를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한다

필요한 순서라면 남기고
필요하지 않다면 반드시 없애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는 정확한 경우의 수를 구할 수 있다

1. 숫자 개수/간격 문제

공식
개수 = (끝 - 시작) + 1
간격 = (끝 - 시작)

개수는 +1, 간격은 그대로 뺀다.

 

예시

  • 5부터 13까지 숫자 개수 = (13 - 5) + 1 = 9개
  • 5부터 13까지 간격 = 13 - 5 = 8
  • 1부터 100까지 숫자 개수 = (100 - 1) + 1 = 100개
  •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개수 = (2025 - 2020) + 1 = 6개
  •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간격 = 2025 - 2020 = 5

2. 등차/등비 수열 문제

공식
등차수열 일반항: aₙ = a₁ + (n-1)d
등비수열 일반항: aₙ = a₁ × r^(n-1)
등비수열 합: Sₙ = a₁(rⁿ - 1)/(r - 1)

등차나 등비 모두 초항으로부터 (n-1)번 변화를 적용한다.

 

예시

  • 초항 5, 공차 3 → 8번째 항: 5 + (8-1)×3 = 26
  • 초항 2, 공비 2 → 5번째 항: 2×2 = 32
  • 초항 7, 공차 4 → 10번째 항: 7 + (10-1)×4 = 43
  • 초항 3, 공비 3 → 6번째 항: 3×3 = 729

3. 일차(n일차, n년차) 문제

공식
기본: (n - 1) 경과
시작일이나 시작연도 주어지면: 시작 + (n - 1)

차(次)는 무조건 -1 경과로 처리한다.

 

예시

  • 5일차 → (5 - 1) = 4일 경과
  • 3년차 → (3 - 1) = 2년 경과
  • 3일부터 시작해 12일차 → 3 + (12 - 1) = 14일
  • 2020년에 시작해서 5년차 → 2020 + (5 - 1) = 2024년

4. 후(n일 후, n년 후) 문제

공식
n일 후 = 시작 + n
n년 후 = 시작 + n

후(後)는 그냥 시작에서 n만 더한다.

간격이 n이라는 것이다.

 

예시

  • 5일 후 = 오늘 + 5일
  • 3년 후 = 올해 + 3년
  • 2일부터 7일 후 = 2 + 7 = 9일
  • 2020년부터 4년 후 = 2020 + 4 = 2024년

5. 구간/일차/후 한꺼번에 정리

공식

  • 개수 = 끝 - 시작 + 1
  • 간격 = 끝 - 시작
  • 일차 = 시작일에서  (n - 1) 경과
  • 후 = 시작일에서 n 경과

개수는 +1, 간격은 그대로, 차(次)는 -1, 후(後)는 그대로.


6. 한국어 표현 대응표

한국어로 쓰인 표현을 보면 바로 수학적으로 변환해야 한다.
다음 기준으로 머리 없이 손이 가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어 표현수학적 변환공식 처리
n일차, n년차 (n - 1) 경과 초항에서 (n-1)번 변화
n일 후, n년 후 n 경과 초항에서 n번 변화
n일 동안, n년 동안 총 n일/년 전체 기간
시작일부터 종료일까지 며칠/몇 년 (끝 - 시작) + 1 개수 세기
시작일부터 종료일까지 간격 끝 - 시작 간격 구하기
처음 이후 n일, n년 n 경과 후와 동일

문제

한 개의 정삼각형 탁자가 있다.
이 탁자의 각 변에는 좌석 3개씩이 배치되어 있어, 총 9개의 좌석이 있다.

여기에 어른 4명, 어린이 5명을 앉히려고 한다.
단, 각 변에는 어른이 적어도 1명 이상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을 만족하면서 사람들을 앉히는 경우의 수는 몇 가지일까?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하기 쉬운 풀이

이 문제를 처음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접근하게 된다.

  1. 어른 4명 중 3명을 골라 각 변에 한 명씩 배치한다 → $ \binom{4}{3} $
  2. 각 변의 좌석 3개 중에서 어른을 앉힐 자리를 정한다 → $3 \times 3 \times 3 = 3^3$
  3. 나머지 6석에 남은 인원(어른 1명 + 어린이 5명)을 그냥 배열한다 → $6!$

이걸 다 곱하면:

$$
\binom{4}{3} \times 3^3 \times 6! = 4 \times 27 \times 720 = \boxed{77,760}
$$

언뜻 보면 맞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 풀이엔 오류가 있다.

 

 


 

 

왜 이 풀이가 논리적으로 틀렸을까?

이 방식은 겉보기에는 문제를 잘 풀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계산 단계마다 논리적 구멍이 숨어 있다.

1. 어른 3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중복 계산 발생

예를 들어 어른 A, B, C를 선택하는 경우와 A, B, D를 선택하는 경우를 보자.
결국 C와 D 중 누가 한 변에 들어가느냐만 바뀌고, 전체 배치 형태는 똑같을 수 있다.

즉, 같은 최종 배치를 서로 다른 경우로 중복 계산하고 있는 것이다.

2. 각 변의 자리배치에서 회전 대칭 처리 오류

각 변은 3개의 좌석이 원형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럼 3명이 앉을 수 있는 방법은 $3!$이 아니라 원순열을 적용한 $(3 - 1)! = 2$가지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의 풀이는 각 변마다 3자리 중 하나를 고정한다는 식으로, 사실상 회전 대칭을 무시하고 3가지 경우로 계산하고 있다.
즉, 회전 중복을 제거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많이 세고 있는 셈이다.

3. 틀린 방식이지만 오차가 상쇄되어 답은 맞음

어른 선택에서 같은 배치를 여러 번 중복 계산해서 과잉 계산이 발생하고,
자리배치에서 회전 대칭을 무시해서 또 과잉 계산을 한다.

이 두 과잉 계산이 서로 상쇄되는 구조가 되면서,
놀랍게도 최종 답은 우연히 맞는 것이다.

즉,

 

답은 맞지만 논리적으로 엉망이다.



그럼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1. A변을 피봇으로 잡고 (어른 2, 어린이 1) 조 편성

  • 어른 4명 중 2명을 선택: A변에 들어갈 어른 2명 선택 → $ \binom{4}{2} $
  • 어린이 5명 중 1명 선택: A변에 들어갈 어린이 1명 선택 → $ \binom{5}{1} $
  • A변 자리배치 (3명 순열): $3!$

→ 총 경우의 수:

$$
\binom{4}{2} \times \binom{5}{1} \times 3!
$$

2. B변과 C변은 서로 대칭 (각각 어른 1명, 어린이 2명)

  • 남은 어른 2명 중 1명을 B변에 배정 → 나머지 한 명은 C변으로 자동
    → 대칭이지만 변을 구분하여 $ \binom{3}{1} $ 사용
  • 남은 어린이 4명 중 2명을 B변에 배정 → 나머지 2명은 C변으로 자동

→ 조편성 경우의 수:

$$
\binom{3}{1} \times \binom{4}{2}
$$

(※ 여기서 $\binom{3}{1}$은 남은 어른 3명 중에서 한 명을 B변에 배정한다는 뜻)

  • B변, C변 자리배치 (각 3명 순열): 각각 $3! \times 3!$

최종 식:

$$
\binom{4}{2} \times \binom{5}{1} \times 3! \times \binom{3}{1} \times \binom{4}{2} \times 3! \times 3!
$$

 

 

각 항목 해설

항목 설명 수식
A변 어른 선택 어른 2명 선택 $\binom{4}{2}$
A변 어린이 선택 어린이 1명 선택 $\binom{5}{1}$
A변 내부 자리배치 총 3명 순열 $3!$
B변 어른 선택 남은 어른 중 1명 선택 $\binom{2}{1}$
B변 어린이 선택 남은 어린이 중 2명 선택 $\binom{4}{2}$
B변 내부 자리배치 3명 순열 $3!$
C변 내부 자리배치 나머지 3명 자동 배정 $3!$

 

 

정답을 구하는 정확한 식은 다음과 같다:

$$
\binom{4}{2} \times \binom{5}{1} \times 3! \times \binom{2}{1} \times \binom{4}{2} \times 3! \times 3! \
= 6 \times 5 \times 6 \times 2 \times 6 \times 6 \times 6 = \boxed{77760}
$$


마무리

이 문제에서 자주 쓰이는 간단한 풀이는 사실 중복 계산과 회전 대칭 처리 오류로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하지만 그 두 오류가 우연히 상쇄되면서 정답만은 맞게 되는 신기한 경우다.

반면, 올바른 풀이는

  • 조를 먼저 나누고,
  • 각 변별로 인원을 정한 후,
  • 각 조의 내부 자리배치를 정확히 계산하는 과정을 통해
    정확하고 논리적인 결과를 낸다.

우리가 수학 문제를 풀 때 단순히 “답이 맞았다”에 만족하지 않고 왜 그런지, 과정이 논리적으로 타당한지를 따지는 것이
진짜 수학적 사고를 키우는 길이 아닐까?

30명의 사람이 있고, 이들을 5명씩 6개의 조로 나누려고 한다고 해보자.
이때, 범성이와 기륜이가 같은 조에 속할 확률은 얼마일까?

이 문제는 겉보기에 단순해 보이지만,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풀이 방식이 달라진다.
직관적으로 빠르게 구하는 방법도 있고,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경우의 수를 따져서 푸는 방법도 있다.
두 방식은 결과는 같지만 해석의 깊이에는 차이가 있다.

 

 


 

 

 

우선, 모든 조가 5명씩 균등하게 나뉜 상황부터 살펴보자.

이 경우, 범성이는 어느 조에 속하든 상관없다. 어차피 확률은 1이기 때문이다.
이제 기륜이가 범성이와 같은 조에 들어가야 둘이 같은 조가 된다.
남은 29자리 중에서 범성이가 속한 조의 나머지 4자리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므로, 확률은

$$
\frac{4}{29}
$$

이 된다. 아주 간단하고 우아한 풀이이다.

 


하지만 이걸 좀 더 수학적 확률의 관점에서,
즉 “성공 경우의 수 / 전체 경우의 수”로 풀어보면 어떻게 될까?

  • 전체 경우의 수는 30명 중에서 2명을 뽑는 경우이므로

    $$
    \binom{30}{2} = 435
    $$
  • 범성이와 기륜이가 같은 조에 있을 수 있는 경우는, 각 조에서 2명을 뽑는 경우의 수의 합이다.
    5명 중 2명을 고르는 경우는이고, 이런 조가 6개 있으므로 전체 성공 경우는
    $$
    6 \times 10 = 60
    $$
    $$
    \binom{5}{2} = 10
    $$

따라서 확률은

$$
\frac{60}{435} = \frac{4}{29}
$$

로 앞서의 직관적 풀이와 정확히 일치한다.

또는 경우의 수를 정리해서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도 있다:

$$
\frac{6C1 \times 5P2}{30P2}
$$

 

 

 

하지만 이런 간단한 풀이가 언제나 통하는 것은 아니다.
위와 같은 직관적 풀이가 성립하는 배경에는 조의 크기가 모두 동일하다는 대칭성이 숨어 있다.

이제 문제를 조금 더 복잡하게 바꿔보자.
조의 구성 인원이 다음과 같다고 하자:

5 / 6 / 4 / 5 / 5 / 5

이제는 범성이가 어느 조에 배정되느냐에 따라
기륜이가 그 조에 들어갈 수 있는 자리 수가 달라진다.
이 상황에서는 단순히 “범성이는 무조건 배정, 기륜이는 남은 자리 중 같은 조 선택” 식으로 풀 수 없다.


조건부 확률로 접근해보자

  1. 범성이가 각 조에 배정될 확률은 조의 크기에 비례하므로 다음과 같다:
    • 5명 조: $4 \times 5 = 20$명 → 확률 $\frac{20}{30}$
    • 6명 조: $1 \times 6 = 6$명 → 확률 $\frac{6}{30}$
    • 4명 조: $1 \times 4 = 4$명 → 확률 $\frac{4}{30}$
  2. 기륜이가 같은 조에 들어갈 확률:
    • 5명 조: 남은 자리 4 → 확률 $\frac{4}{29}$
    • 6명 조: 남은 자리 5 → 확률 $\frac{5}{29}$
    • 4명 조: 남은 자리 3 → 확률 $\frac{3}{29}$
  3. 따라서 전체 확률은 다음과 같다:

$$
\frac{20}{30} \times \frac{4}{29} + \frac{6}{30} \times \frac{5}{29} + \frac{4}{30} \times \frac{3}{29}
= \frac{80 + 30 + 12}{870} = \frac{122}{870} = \frac{61}{435}
$$


수학적 확률로 풀어도 마찬가지다

  • 전체 경우의 수:
  • $$
    \binom{30}{2} = 435
    $$
  • 성공 경우의 수는 각 조별로 다음과 같다:
    • 5명 조: $4 \times \binom{5}{2} = 4 \times 10 = 40$
    • 6명 조: $\binom{6}{2} = 15$
    • 4명 조: $\binom{4}{2} = 6$
    따라서 전체 성공 경우의 수는
  • $$
    40 + 15 + 6 = 61
    $$

확률은 역시

$$
\frac{61}{435}
$$

이 된다.

 

 


이제 이 문제에서 얻은 깨달음을 요약해보면

  • 조의 크기가 모두 같다면,
    기륜이가 같은 조의 남은 자리에 들어갈 확률을 직접 계산하면 빠르고 직관적인 풀이가 가능하다.
  • 하지만 조의 크기가 서로 다르면,
    조건부 확률 또는 수학적 확률의 엄밀한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한 상황에서는 우아한 해법이 유용하지만,
그 풀이가 성립하는 전제(대칭성)를 인식하지 못한 채 무작정 사용하면,
복잡한 문제에서는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

그래서 때로는 길고 복잡해 보이더라도,
수학적으로 정확한 원리에 근거한 해법을 선택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본질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

저번 시간까지 조화평균과 산술평균의 차이 그리고 왜 3변수로 정의된 물리량에서

특정 물리량이 고정됐을 때, 조화평균이 나타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이제 진짜 시험문제에서 출제자들이 이를 어떻게 출제하고 수험생들에게 정보를 주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물리·화학·수학적 원리가 드러나는 문제들은 시험장에서 “공식만 외우면 금방 풀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실제로는 헷갈리지?”라는 경험을 주는 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출제자는 문제 속에 필요한 정보를 은근히 감추거나 일부만 제공하여 수험자가 곧바로 공식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설계한다. 이 글에서는 왜 이전에 다룬 “3변수 구조 + 비례·반비례 + 분수(단위당)”라는 통찰이 시험 문제 풀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를 살펴본다.

시험 문제는 직접 “조화평균을 써라”라고 안내하지 않는다. 문제는 조건만을 우회적으로 제시하여 수험자가 그 밑에 숨은 구조를 스스로 찾아내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왕복 속도 문제에서는 “한 구간은 시속 60km, 다른 구간은 시속 40km로 주행한다”라는 식으로 조건을 제시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구간의 거리가 동일하다는 사실이다. 이 조건만으로도 실제 평균 속도는

$$
\bar{v} = \frac{2}{\frac{1}{v_1} + \frac{1}{v_2}} = \frac{2 v_1 v_2}{v_1 + v_2}
$$

라는 조화평균 형태임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조화평균’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총 이동 시간”과 “총 이동 거리”를 제시하여 수험자가 직접 계산하도록 만든다.

또한 공동 작업 문제에서는 “A는 혼자 6시간 걸리고 B는 혼자 걸리는 시간은 미지수이다. A와 B가 함께하면 1시간 20분 걸린다”라는 조건을 주어, 수험자가 미지수 $t_B$를 설정한 후

$$
\frac{1}{t_A} + \frac{1}{t_B} = \frac{1}{t_{\text{함께}}}
$$

와 같은 식을 세워 풀도록 유도한다. 만약 $t_B$를 직접 알려주었다면 정보 하나를 제공한 셈이 되어 바로 풀이가 가능하겠지만, 이를 감추고 대신 “함께 했을 때 걸리는 시간”만 주어 수험자가 스스로 방정식을 세워야 한다.

출제자는 문제를 통해 “어떤 값이 고정되는가?” (예를 들어 거리인지, 시간인지)와 “각 구간의 비중은 같은가?”를 의식적으로 파악하도록 만든다. 대다수 수험생이 “왕복 속도 문제나 A속도-B속도 문제는 조화평균을 쓰면 된다”라는 공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다가 구간 비중의 차이를 눈치채지 못하여 오답을 내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문제에서는 표, 그래프, 지문 등으로 필요한 정보를 여러 곳에 흩어 놓아 수험자가 “나에게 몇 개의 독립 정보를 주고 있는가?”를 파악하고 종합하도록 유도한다. 한두 개라도 정보를 놓치면 해를 찾지 못하거나 다중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정보를 온전히 주면 쉽게 풀릴 문제도 하나만 생략하거나 표를 나누어 놓으면 수험자가 고생하게 만든다. 문제는 “어떤 값이 고정인가?”, “역수합인지 단순합인지”, “증발이나 누락으로 인해 분량이 바뀌지는 않았나?”와 같이 직접 확인하도록 유도하여 풀이 과정을 한 단계 복잡하게 만든다.

결국 시험 문제 해석의 핵심은 “어떤 값이 고정인가?”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왕복 속도 문제는 ‘거리가 같다’는 조건이 있고, 병렬저항 문제는 ‘전압이 같다’는 조건, 작업 문제는 ‘목표 작업량(1작업)이 같다’는 조건을 통해 문제를 풀도록 만든다.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에서는 역수합, 즉 조화평균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고, 구간마다 시간이나 거리, 분량이 다르면 각 구간의 비중에 맞는 가중평균을 적용해야 한다.

시험 문제는 “당신이 본질을 아는가?”를 묻는다. 예를 들어 왕복 속도 문제에서는 대부분 “같은 거리” 조건이 적용되어 역수합(조화평균)을 사용해야 하지만, 중간에 거리가 다른 구간이 섞이거나 시간이 달라지면 단순 조화평균이 적용되지 않는다. 공동 작업 문제에서는 “역수 합이 핵심”이지만 한 사람의 작업률(역수)을 숨기거나 가중 시간이 다르면 혼란을 초래한다. 농도 문제에서는 “소금은 보존되지만 물은 증발할 수 있다”라는 조건에 따라 분모(부피)가 변하면 단순 합이 깨지고, 출제자는 이에 중요한 힌트를 분산 배치한다. 병렬저항 문제는 때로 공식을 바로 제시하기도 하지만 복잡한 회로 문제에서는 “전류”나 “전압” 중 어느 쪽이 일정한지를 직접 판단하게 회로를 설계해서 수험자가 헷갈리도록 설계한다.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여러 예시를 통해 “어떤 현상도 결국 \(X = Y \times Z\)의 구조를 갖고 있으며 어떤 값이 고정되느냐에 따라 문제 풀이 방식(산술평균, 조화평균, 기하평균)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이제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복잡해 보이는 문제들도 본질적으로 단순한 패턴 안에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일한 뿌리에서 뻗어나오는 다양한 현상이다.  
많은 현상이 본질적으로 3변수 곱 구조를 띤다. 우리가 관찰한 거리, 작업, 질량, 용질의 양 등은  
$$
X = Y \times Z
$$  
의 형식으로 기술된다. 예를 들어, 거리는 속도와 시간의 곱이며, 작업량은 작업률과 시간이 곱해져 나오고, 질량은 몰수와 분자량의 곱으로 나타난다. 한 변수가 고정되면 나머지 두 변수는 정비례 또는 반비례 관계로 움직인다. 이 사실이 곧 평균 계산(예를 들어 왕복 속도 문제에서 조화평균이 도출되는 원리)을 이끌어낸다.

분수의 본질은 ‘단위당’이라는 개념이다.  
우리가 \(\rho = \frac{m}{V}\) 또는 \(R = \rho \frac{L}{A}\)와 같이 나타내는 수식에는 ‘단위 부피당 질량’ 또는 ‘단위 길이당 저항’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여러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때, 기준 단위(면적, 부피 등)가 합쳐지는 효과 때문에 역수들의 합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병렬저항에서 조화평균이 등장하는 원리와 동일하다.

시험 문제와 정보 설계에 숨겨진 공통 원리이다.  
시험 출제자는 “조화평균”이라는 용어를 직접 주지 않고 “같은 거리”나 “같은 작업량” 등 고정 조건을 제시하여 수험자로 하여금 문제 속에 숨어 있는 수학적 구조를 스스로 파악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왕복 속도 문제에서는 “한 구간은 시속 60km, 다른 구간은 시속 40km로 주행한다”는 조건으로 동일한 거리가 암시되어  단순 산술평균이 아니라  
$$
\bar{v} = \frac{2}{\frac{1}{v_1} + \frac{1}{v_2}} = \frac{2 v_1 v_2}{v_1+v_2}
$$  
라는 조화평균 형태가 도출됨을 암시한다. 공동 작업 문제에서는 각자의 작업률이 역수 형태로 표현되고 최소공배수를 통한 통분 방식이 결과적으로 역수합의 원리로 이어진다. 출제자는 문제에 필요한 정보를 일부 감추거나 흩어 놓아 수험자가 “어떤 정보가 고정되고 어떤 값들이 누락되었는가”를 스스로 추론하도록 만든다.

정보이론적 관점에서 ‘독립적인 방정식의 수’와 ‘미지수의 개수’가 일치할 때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기본 원리가 작용한다. 정보를 살짝 누락시키면 수험자는 추가 추론 과정을 통해 본질적인 구조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파인만식 통찰이 있다.  
“완벽히 이해한 것은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는 리처드 파인만과 아인슈타인의 말을 기억하라. 우리가 복잡해 보이는 문제들을 근본 원리로 환원시키면, 그 본질은 단순한 공식 하나에 담겨 있다. 3변수 곱 구조와 “무엇이 고정되었는가?”라는 질문은 모든 현상의 뼈대이다.

다시 한번 명심하자.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모든 장황했던 설명인

왕복 속도의 조화평균, 병렬저항의 역수합, 최소공배수를 통한 작업률 계산, 분수의 ‘단위당’ 의미
그리고 시험 문제 속에 감춰진 정보 설계

 

는 결국 “어떤 현상이 동일한 기본 구조, 즉 3변수 곱과 비례·반비례 관계에서 출발한다”는 단순한 원리를 공유한다. 이런 통찰을 마음에 새기면, 어떠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이것은 단순히 ___의 문제다”라는 직관을 갖게 되어 문제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적절한 평균 및 계산법을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복잡해 보이는 현상들은 사실 단순한 원리의 변주에 불과하다. 이 통합된 관점을 토대로 문제를 바라보면, 우리의 삶의 수많은 문제들이 암기할 공식의 나열이 아니라 정의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결과이다.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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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는 "세 변수 곱 구조", "조건에 따른 평균의 분류"를 다루었고 마지막으로 "병렬저항의 사례"를 통해서
조화평균이 왜 필연적으로 등장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제 다음부터는 실제 마주했던 문제들에서 이를 어떻게 써왔는지 서술하겠다.

최소공배수로 푸는 방식 = 사실상 역수합 방식

어릴 때부터 우리는 수리 문제를 풀면서 우리는 종종 최소공배수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해왔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각각 6일과 4일 걸리는 일을 함께 할 때 우리는 6과 4의 최소공배수인 12를 잡아
전체 작업량을 12로 정한 후 각자의 하루 처리량을 구하여 문제를 풀었다.

실제 계산은 다음과 같다.

두 사람이 작업을 한다고 하자.
A는 6일, B는 4일 걸린다.
그러면 A의 작업률은

$$
\frac{1}{6} \quad \text{(작업/일)}
$$

이고, B의 작업률은

$$
\frac{1}{4} \quad \text{(작업/일)}
$$

이다.

두 사람의 합산 작업률은

$$
\frac{1}{6} + \frac{1}{4} = \frac{2}{12} + \frac{3}{12} = \frac{5}{12} \quad \text{(작업/일)}
$$

가 된다.
따라서 전체 1작업을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
T = \frac{1}{\frac{5}{12}} = \frac{12}{5} = 2.4 \text{일}
$$

이다.

한편, 우리가 최소공배수를 이용할 때는 전체 작업량을 12로 잡고 A는 12일 중 2번 작업을 B는 12일 중 3번 작업을 완료하는 것으로 본다. 즉, 12일 동안 총 5번의 작업을 처리한 셈이 되어

하루 처리량은
$$
\frac{5}{12} \quad \text{(작업/일)}
$$
이며

따라서 1작업을 끝내는 데
$$
\frac{12}{5}  \text{일}
$$
이 걸린다.

양쪽 방식 모두 동일한 결과를 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최소공배수를 통해 전체 작업량을 통일시켜 각 작업률을 정수로 맞추면
그 값은 사실 각 작업률의 역수를 공통 분모로 맞추어 합산하는 역수합 방식과 완전히 동일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조금 더 수학적으로 살펴보면 두 작업률을 각각

$$
\frac{1}{6} \quad \text{과} \quad \frac{1}{4}
$$

라 할 때,
공통 분모를 12로 잡으면

$$
\frac{1}{6} = \frac{2}{12} \quad \text{와} \quad \frac{1}{4} = \frac{3}{12}
$$

가 된다.
이때 합산은

$$
\frac{2}{12} + \frac{3}{12} = \frac{5}{12}
$$

이며,
역수 취하면

$$
T = \frac{1}{\frac{5}{12}} = \frac{12}{5}
$$

가 된다.
즉, 최소공배수를 이용한 계산은 분수의 통분 과정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최소공배수로 문제를 풀던 경험이 본질적으로는 역수합, 즉 조화평균의 계산 방식을 암묵적으로 적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최소공배수를 통한 통분과 역수합 계산은 문제 상황에 따라 산출되는 비례·반비례 관계의 자연스러운 산물이다.
즉, 우리가 최소공배수를 이용해 문제를 풀 때마다 사실은 '역수들을 더해 전체를 구하는'
조화평균적 사고를 이미 실천하고 있던 것이다.

 


분수는 단위당이다.

분수 표현은 단순한 두 수의 비율을 넘어서 고정된 기준 단위 당 얼마의 양이 존재하는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밀도는

$$
\rho = \frac{m}{V}
$$

로 나타내며 여기서 $m$은 질량이고 $V$는 부피이다. 이는 단위 부피 당 질량을 표현한다.
농도는

$$
C = \frac{\text{용질량}}{\text{부피}}
$$

로 표시되어 단위 부피 당 용질량을 의미한다.
작업률은

$$
R = \frac{\text{작업}}{\text{시간}}
$$

으로 정의되어 단위 시간 당 처리된 작업량을 나타낸다.
각 경우에서 분자는 전체 양을 나타내고 분모는 기준 단위를 나타내어 “단위당”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물리 현상을 해석할 때 분자와 분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전기 저항의 경우 원래 식은

$$
R = \rho \frac{L}{A}
$$

이다. 만약 재료의 비저항 $\rho$를 1로 단순화하면

$$
R = \frac{L}{A}
$$

가 된다. 여기서 $L$은 일정한 길이를 의미하고 $A$는 전류가 흐를 수 있는 단면적이다.
즉 단위 길이 당 전도율 또는 단위 단면적 당 길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단위당” 표현을 통해 문제의 본질, 즉 기준 단위에 대한 상대적 크기를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다.

분수의 “단위당” 해석이 더욱 두드러지는 경우는 구성 요소들이 동시에 기여하여 전체 값이 역수의 합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이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개별 소자의 저항이

$$
R = \frac{L}{A}
$$

로 주어진다.
여기서 각 소자는 고정된 길이 $L$에 대해 자신만의 단면적 $A$를 가진다.
전도성을 생각하면 각 소자의 전도율은

$$
\frac{A}{L}
$$

이다.
병렬 연결에서는 여러 소자의 단면적이 물리적으로 합쳐진다.
각 소자가 제공하는 “단위 길이 당 전도율”이 더해지면 전체 전도율은

$$
\frac{A_1}{L} + \frac{A_2}{L} + \cdots = \frac{A_1 + A_2 + \cdots}{L}
$$

와 같이 된다.
전체 저항은 전도율의 역수이므로

$$
R_{\text{total}} = \frac{L}{A_1 + A_2 + \cdots}
$$

가 된다.
이 과정은 단위당 값을 나타내는 각 요소를 먼저 역수 형태로 표현한 후 합산하고 다시 그 합산값의 역수를 취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즉 분모에 해당하는 단위(여기서는 단면적)의 기여가 직접적으로 반영되면서 역수 합산 구조가 나타난다.

 

 

또한 동일한 거리 이동 문제에서도 같은 원리가 작용한다.
만약 동일한 거리를 여러 구간에 걸쳐 서로 다른 속도로 이동한다면 각 구간에서 걸린 시간은

$$
\text{시간} = \frac{\text{거리}}{\text{속도}}
$$

로 계산된다.
모든 구간의 이동 거리가 동일한 기준 단위라면 각 구간의 “단위 거리 당 시간”이 곧 속도의 역수로 표현된다.
전체 이동 시간은 이 시간들의 합이고 평균 속도는 전체 거리 나누기 총 시간이다.
이 경우 평균 속도는

$$
v_{\text{avg}} = \frac{n}{\frac{1}{v_1} + \frac{1}{v_2} + \cdots + \frac{1}{v_n}}
$$

로 나타나는데 이는 속도들의 역수 합산, 즉 조화평균의 형태이다.

즉 분수는 고정된 기준 단위 당 얼마의 양을 나타내며 이 “단위당” 성질이 역수로 표현되어 합산되고 다시 뒤집히는 과정을 통해 전체 시스템의 특성이 결정된다.
병렬 연결이나 동일 거리 이동과 같이 각 요소가 동시에 기여하는 상황에서 이 과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단순 산술 평균이 아닌 조화평균이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이유이다.

 

 

나머지는 마지막 3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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